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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우울한날 나는 잠에 빠져 - 우울할때 도움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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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날 나는 잠에 빠져

우울한날 나는 잠에 빠져

우울하단 기분이 정확히 뭔지는 몰랐지만 뭔가 외롭고 답답하고 힘이 없고 짜증 나고 뭔가 굉장히 복잡한 심정이 어느 날 내게 찾아왔어요. 혹시 당신도 그렇다면 제 이야기 한번 들어볼래요?
 

우울증 (Depressive disorder)

 우울증은 정신적으로 계속해서 힘이들어서 일상생활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상태를 의미해요.
정신의학적으로 이야기하는 우울증은 우울한 상태란 일시적으로 기분이 저하되는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에요.
 평상시에 드는 생각의 내용이나 의욕, 관심, 수면 등 내 삶의 대부분의 감정들이 계속해서 안 좋아지는 상태가 우울증이란 것이에요.

 이런 우울증을 조금이나마 해결해보려고 한다거나 아니면 내 상태가 과연 우울증 증상인지에 대해 궁금해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라면 자신이 우울했던 이유라든지 과정을 얼핏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이런 기분 아시겠죠. 발끝만 보면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그런 기분

 
 
나의 경우는 어떻게 우울증이 왔나?

 저는 공황장애, 우울증, 여러 번의 자살시도 등 심히 우울과 함께 지내왔던 날들이 엄청 길었어요.

 내가 생각했을때 첫 우울증이 시작된 건 아마 사춘기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 졸업직전 친구랑 싸우게 됐는데 그 친구가 너무 무서운 나머지 중학교 지망을 선택할 때 전교에서 혼자 다른 중학교로 배정받아갔었어요. 그래도 새로운 친구들이랑 많이 친해졌지만 같은 학교에서 중학교로 건너온 애들은 같은 초등학교 애들끼리 무리를 형성해 놀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꽤 자주 혼자 다니는 상황이 많이 발생했어요.
 집도 친구들이랑 방향 자체가 달라 혼자 다녀야 했으며 키는 크고는 있었지만 그땐 꽤 작아었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지 않아서 소위 일진이라는 애들에게 왕따까진 아니더라도 장난친다고 때리거나 작은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방에 혼자 틀어박혀서 방문을 잠그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겼는데 군인 출신인 아버지의 눈에는 그게 꽤 못마땅하셨던 것 같아요. 처음엔 몇 번 정도 때리고 혼내시더니 그냥 아예 방문 손잡이를 안쪽 잠금이 아닌 바깥쪽에서 잠글 수 있게 방향을 바꾸어 버리셨던 거예요. 그때부터 저는 바로 누워자던 버릇에서 문을 뒤로 등지고 눕는 습관이 생겼고 지금도 가끔 그 방향으로 누워야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있어요.

 고등학교가 되고 부모님들의 지속적인 대학 강요가 시작되었다.
"누나가 못 갔으니 너라도 좋은 대학 가야지"라는 어마어마한 잔소리 공격이 시작되었어요. 학교에서 집에 가기가 너무 싫었고 잠들고 일어나기도 너무 싫었던 시절. 결국 좋은 대학 같은 건 근처에도 가지 못한 채 어중간한 대학의 야간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그렇다고 제대로 놀지도 못한 채 어정쩡한 상태로 군대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군대에 입대한 누구나 그렇겠지만 유독 저는 적응하기 힘들어했어요. 언어폭력, 구타, 내가 보는 앞에서 맞선임을 심하게 괴롭히고 자는 날 깨워서 갈군다는지 그런 생활이 계속되었어요. 여차여차해서 난 운전병이라 야수교를 갔다 오면서 남들보단 조금 늦게 100일 휴가를 나가게 되었고 100일 휴가 동안에 여자친구도 제일 친한 친구들도 약속이 다 어긋나 만나지 못하고 자대 복귀를 했어요. 그 뒤 일병쯤 됐을 때 여자친구의 이별 통보에 제 인생 첫 자살시도가 있었고 그 뒤로는 제 마음은 진흙탕이 되어 겉으로 보기엔 딱딱한 땅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흐물흐물한 늪과 같은 상태가 30살이 되던 해까지 이어졌어요.

계속 죽고 싶었지만 무서웠어요


그래서 나는 우울한가? (우울증 테스트)

 보통 사람들은 "나 좀 우울한 거 같아", "뭔가 기분이 축 쳐지네" 하는 식으로 자신의 우울한 상태를 조금 느낄 수가 있어요. 우울한 감정이나 그러한 상태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상태지만 그런데 과연 내가 우울증인가 하는 건 정확히 알기가 어렵고 확인하기가 어려워요.
 정말 우울했을 때 저는 "나는 우울해. 누군가 나를 위로해 줬으면 좋겠어"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우습게도 누군가 나를 부르면 절대 응답하지 않거나 갖은 핑계로 사람들을 만나길 꺼려했어요. 그래서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간단히 우울증인지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우울증 테스트를 준비해봤어요.

1. 사소한 일에도 우울한 감정이 든다. (O / Ⅹ)

2. 자꾸 이유도 없이 눈물이 난다. (O / Ⅹ)

3. 의욕이 없고 힘이 나지 않는다. (O / Ⅹ)

4. 뭘 하려고 해도 너무 귀찮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 (O / Ⅹ)

5. 살이 계속 빠지거나 또는 계속 찐다. (O / Ⅹ)

6. 불안하다. (O / Ⅹ)

7. 무슨 일에 집중을 잘 못한다. (O / Ⅹ)

8. 무엇인가를 판단해야 되는 상황에 판단력이 떨어진다. (O / Ⅹ)

9. 자살 같은 느낌에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 (O / Ⅹ)

이 테스트에서 절반 이상 맞는다고 생각이 들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어요.
만약 이 상태가 일시적인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렇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보길 권해요.
 

정신병원은 너무 무서워

 정신병원.
 요즘은 정신건강의학과라고 많이 불리는 이 곳은 가기 전에 만 해도 약간 공포의 병원 같은 느낌이에요. 온몸을 묶어놓거나 진료받으러 갔다가 정신병으로 진단되어 병원에 갇혀 버린다든지 병원 기록에 남아서 정신병자로 낙인찍히진 않을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저는 2년 전에 공황장애를 심하게 겪고 있을 때 (이때는 정확한 병명을 알지 못했어요.) 위, 대장내시경도 해보고 한의원 심장 관련 병원 등 병원이란 병원은 다 다녀 본 것 같아요. 그러다가 정말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본 정신의학과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고 약을 처방받고 나서 생각보단 많이 호전되었어요.

 저도 그랬듯이 이 글을 찾아보는 여러분들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가기 꺼려한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어요. 하지만 뼈가 다치면 정형외과 눈이 아프면 안과를 가듯이 정신의학과도 마음이 아플 때 충분히 가볼 만한 곳이라는 거예요. 의사 선생님들이 내 마음을 다 알아차리고 내 마음을 케어해 주는 곳은 아니지만 꽤 나름 효과적인 치료 방법과 약들을 제시해 주는 곳이기 때문에 너무 힘들다면 이 방법 저 방법을 시도하는 것보단 정신의학과를 찾아가는 것을 추천해요.

좌절

어떻게 하면 좋아질까?

 저는 우울한 날에 계속 잠에 빠져 살았어요. 아무것도 하기도 싫고 심지어 밥도 먹기 싫어서 24시간 넘게 잠에만 취했던 적이 있었어요. 현실에 대한 도피였던 것 같아요. 내가 자고 있을 땐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는 편안함. 아무 고민도 없이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잠들 수 있다는 행복감이 아마 나를 현실에서 도피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여러분들에게 잠에 취하라라고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에요. 지금은 꽤 건강해진 저로선 다른 방법을 추천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나름 해결할 때 도움 됐던 방법에 대해 소개하려고 해요.


1. 일기를 써봐요.
 거창할 필요도 장황할 필요도 없어요. 그냥 오늘 있었던 감정에 대해 글로 적어보는 거예요. 컴퓨터든 휴대폰이든 켜서 적어봐요. 말할 사람이 필요하면 요즘 ChatGPT에게라도 이야기해 봐요. 오늘의 감정이 너무 중요해요.
 "오늘 너무 힘이 들었다.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것이 역류성 식도염 같기도 하고 심장이 자꾸 빨리 뛰는 것이 심장이 이상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위내시경을 해도 심전도를 봐도 이상이 없다던데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와이프는 나에게 잔소리를 하는데 내가 힘든 걸 아는지 모르는지 잘 모르겠다. 울음을 왈칵 터트리고 싶어도 이제는 눈물도 잘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난 오늘 너무 울고 싶다. 그래야 이 뜨거운 가슴팍이 조금은 식을 것 같다. 오늘은 슬픈 영화를 한편 찾아봐야겠다."

예전에 써봤던 글 중에 하나예요. 그냥 오늘에 감정에 대해 적었고 뭘 해볼까? 하고 생각하며 슬픈 영화를 보고 울기로 결정하곤 그걸 그냥 글로 적어봤어요. 이렇게 글로 적다 보면 생각보다 기분이 진정되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2. 30분 동안 산책하기
 휴대폰을 놔두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아봐봐요. 저는 그 당시에 휴대폰을 놔두고 다니진 않았지만 그냥 주머니에 넣고 하염없이 걸었던 적이 있어요. 이것저것 오만가지 생각과 상상을 하며 걷다가 집에 왔을 땐 오히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고 기분이 살짝 좋아진 상태로 있을 수 있게 되었어요.


3. 규칙적 생활하기
 저는 최고로 우울증이 심했을 땐 낮과 밤이 바뀐 상태로 지내면서 새벽 5시에 잠에 들고 오후 4시쯤 일어나 소주 한 병에 국밥을 먹거나 라면 대충 2개 끓여서 먹거나 하면서 정상적인 루틴이 아닌 폐인 같은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나 할법한 루틴을 하면서 지냈었어요. 이때 몸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호르몬 또한 정상적으로 나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완벽한 계획을 세워서 살아란 말이 아니에요. 남들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나고 식사하고 잠에 들어요. 너무너무 할 것 없고 돈도 없고 지루하면 컴퓨터 보단 차라리 동네 도서관에 가봐요. 도서관에서 아무것도 안 하더라도 남들이 밖에 있는 동안에는 그냥 의무적으로 간다는 느낌으로 도서관에서 지내보세요.


결론

저는 좀 더 여러 가지로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이것저것 노력해 봤던 것 같아요. 책을 읽을 땐 세상 모든 철자가 부정적으로 다가와서 오히려 책은 읽지 않았고 심한 운동은 심한 반발감만 가져왔던 것 같아요. 우울증 극복에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그 누구도 고칠 수 없는 것 같아요.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나는 사랑받기를 포기한 피에로 일 것이다.

 
 오늘은 거울을 한번 보며
"넌 할 수 있어"
"오늘 정말 고생했어"
"지금 너무 잘하고 있어"
"오늘도 힘들지만 잘 견뎠네"
같은 위로의 말을 스스로에게 전해보는 것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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